부모님께 빌린 돈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주택 자금이나 생활비 명목으로 부모님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국세청은 가족 간의 금전 거래를 원칙적으로 증여로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억울한 세금 부담을 줄이고 정당한 빌린 돈임을 인정받으려면 올바른 차용증 작성이 필수적입니다.
가족 간 금전 거래, 국세청은 왜 증여로 의심할까?
가족 사이, 특히 부모와 자식 간에 돈이 오가는 상황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에게 돈을 빌려주기보다는 대가 없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세법은 가족 간의 금전 거래를 엄격하게 바라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직계존비속(부모와 자식 등) 간에 금전이 오간 경우 이를 ‘금전소비대차(돈을 빌려주고 받는 행위)’가 아닌 ‘증여(대가 없이 무상으로 주는 행위)’로 추정합니다. 대법원 판례 역시 가족 간의 자금이체는 일단 증여로 추정하며, 이것이 단순한 증여가 아니라 빌린 돈이라는 사실은 납세자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차용증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세무조사 과정에서 거액의 증여세와 가산세를 통보받을 위험이 존재합니다.
부모님께 빌린 돈,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차용증 작성법
차용증을 단순히 종이에 적어 나누어 가졌다고 해서 국세청이 곧바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제삼자(은행 등)와 돈을 빌릴 때 작성하는 계약서만큼 구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차용증 작성 시 반드시 포함해야 할 3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확한 원금과 구체적인 상환 시기 기재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얼마를 빌렸고, 언제 어떻게 갚을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빌린 원금을 명시하고, 만기일에 한 번에 갚을 것인지(일시상환) 매월 나누어 갚을 것인지(분할상환)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상환 시기가 명시되지 않은 차용증은 사실상 갚을 의지가 없는 증여로 해석될 여지가 높습니다.
2. 세법상 적정 이자율 적용 및 이자 지급 방법 명시
세법에서 정한 법정 적정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원칙적으로 이 이자율을 적용하여 이자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이자율, 이자 지급일, 지급 계좌 등을 차용증에 상세히 기록해야 합니다.
단, 무조건 연 4.6%의 이자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법상 무상이나 낮은 이율로 돈을 빌렸을 때 발생하는 ‘이자 이익’이 연간 1천만 원 미만이라면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를 역산하면 약 2억 1,700만 원까지는 무이자로 빌려도 세법상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원금을 확실히 갚는다는 객관적 증빙이 필수적이며, 세무 당국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으므로 소액이라도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으로 평가받습니다.
3. 작성 시점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장치 마련
국세청 세무조사가 시작된 후 부랴부랴 가짜로 차용증을 작성하는 이른바 ‘소급 작성’을 막기 위해 작성 일자를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률사무소에서 공증을 받는 것입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우체국 내용증명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에 차용증을 발송하거나 주민센터 또는 등기소에 방문하여 차용증에 확정일자를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해당 날짜에 차용증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국가 기관이 증명하게 됩니다.
차용증 작성 시 필수 포함 항목 요약
| 구분 | 핵심 내용 | 상세 설명 |
|---|---|---|
| 상환 계획 | 원금 및 상환일 명시 | 원금 액수, 만기일, 분할 또는 일시 상환 방식 구체적 기재 |
| 이자율 | 법정 이자율(연 4.6%) 기준 | 연 이자율 설정, 매월/매년 이자 지급일 및 수취 계좌 명시 |
| 객관성 확보 | 작성 일자 공적 증명 | 공증, 우체국 내용증명, 확정일자 등을 통해 소급 작성 의심 차단 |
차용증만 쓰면 끝? 반드시 기억해야 할 주의 사항
차용증은 시작일 뿐입니다. 국세청은 서류의 존재 여부보다 ‘실제로 서류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살펴봅니다.
첫째, 차용증에 적힌 대로 이자와 원금을 실제로 이체해야 합니다. 현금으로 주고받으면 증명할 길이 없으므로 반드시 은행 계좌를 통해 이체하고, 입금 내역에 ‘이자 지급’ 또는 ‘원금 상환’이라고 메모를 남겨 금융 거래 흔적을 명확히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돈을 빌리는 자녀의 상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소득이 전혀 없는 대학생이나 미성년자가 부모에게 수억 원을 빌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이 경우 차용증이 완벽해도 증여로 간주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자녀의 현재 소득과 재산 상태에 비추어 스스로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금전 소비대차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간의 거래는 개개인의 구체적인 상황과 금융 내역에 따라 세무 당국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의 방법들이 증여세 면제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거래 금액이 크거나 상황이 복잡하다면 사전에 세무 전문가와 검토하여 진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